
회사생활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나는 요즘 궁금하다.
‘회사생활’이라는 것의 범위는 도대체 어디까지 포함되는 걸까.
부여받은 업무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음주가무를 잘하고 극E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야 하는 것인지.
돈이 많아야 하고, 명절마다 상사 집으로 선물을 보내야 하는 문화까지 포함되는 건가.
출근했는데 직장상사의 기분이 안 좋아보이면
은근슬쩍 저녁 자리를 예약하고 모시고 가야 하는 걸까.
퇴근 후 상사의 전화가 오면
언제든 어디든 나가야 하는 ‘콜맨’이 회사생활인가.
아침마다 상사 책상 위에 드링크제와 간식을 올려놓고,
출장은 내가 운전하고, 출장비는 내 돈으로 써도
“받지 않는 게 예의”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걸까.
출장 중 아침먹는 상사를 위해
식당을 찾아 함께 식사하고,
흡연하는 상사를 위해 휴게소마다 흡연실 위치를 알아두고
차에서 커피와 물을 사서 기다리는 것까지
회사생활에 포함되는 걸까.
쉬는 날에도 상사를 위해
골프, 등산, 러닝 같은 야외활동을 함께해야 하고,
싫은 표정을 지으면 돌아오는 말은
“승진하려면 사람관계 좋아야 해”라는 꼰대 같은 조언.
정말 이것이 회사생활일까.
아니면 회사라는 이름 아래 강요되는 개인 서비스일까.
직장생활, 너무 더럽다.

⸻
나는 돈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직장인 모드’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그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일을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요구되는 건 ‘업무’가 아니라 ‘헌신’이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다.
누구는 말한다.
“관계가 중요해.”
하지만 누가 누구에게 기대고 있는 관계인지,
그 관계가 정말 회사에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사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것인지
이젠 의심스럽다.
이건 일의 범위를 넘어선다.
이건 인간관계를 포장한 종속이다.

⸻
그래서 나는 요즘 질문을 던진다.
회사생활이라는 건, 어디까지 포함되는 걸까.
그래서 무엇이 정답인가.
아마 정답은 단 하나일 것이다.
이 모든 건 회사생활이 아니다.
일은 일이고, 관계는 존중이어야 한다.
업무 외 시간과 인생까지 포함하는 순간,
그건 회사가 아니라 삶의 침범이다.
나는 여전히 살아야 한다.
그래도 버티고, 버티면서 또 일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회사생활의 범위를 결정하는 사람은 회사가 아니라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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